이야기의 시작_ 구조냥 슈만이와의 첫 만남 


 한남동 재개발지역 낡고 작은 공간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지 한 달 후, 운명처럼 ‘슈만’이가 우리에게로 왔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기 슈만이가 엄마를 잃어버리고 좁은 담벼락 사이에서 3일 밤을 울며 버텨내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맘씨 좋은 이웃 카페 사장님 손에 구조되었고, 입양을 요청하는 SNS 글을 보고 달려간 우리들은 한 눈에 슈만이에게 반해버렸습니다.

슈만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우리는 슈만이를 통해 자칫 놓칠 뻔 했던 삶의 여유와 느긋함, 긴 호흡을 배우며, 우리 안에 있는 돌봄과 배려심을 길러내고 있습니다. 사랑하게 되면 상대의 작은 행동과 몸짓도 깊이 관찰하게 되고, 또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우리는 슈만이를 통해 얻게 된 작은 교훈들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말하고자 합니다. 

 슈만이의 시그니처 몸짓과 행동을 사진으로 담았고, 이를 디자인하는 시스터가 그래픽으로 재구성했어요. 

'Be lazy like a cat'이라는 문구는 슈만이를 통해 우리가 배운 핵심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게으르다'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규정해 왔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과연 게으른 게 나쁘기만 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코로나라는 전대미문 위기는 결국 자연의 흐름을 벗어나 인간의 속도에 맞춰 “더 빠르게, 더 부지런하게!” 쉴새 없이 자연을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한 인간의 과욕이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요?

슈만이처럼 조금은 게으르게, 삶의 템포를 느슨히 하면서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건 어떨까요?

니트 포스터를 제작한 이유


디자인이 어느 정도 나온 뒤에는 종이 포스터 같은 일반적인 인쇄물 외에 우리가 지내는(고양이가 지내는) 공간에 좀 더 어울릴만한 아이템이 없을까 고민하였습니다. 처음엔 이미 많은 분들이 활용중인 페브릭 포스터도 생각했지만 좀 더 특별하고 따뜻한 감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니트는 원단 위에 프린트 하는 방식이 아닌 원하는 컬러의 실들을 엮어 만드는 원단으로, 공정이 훨씬 까다로운 방식입니다. 아트웍의 표현이 프린트만큼 깔끔하고 정교하진 않지만 투박하지만 내추럴한 실짜임과 도톰하고 포근한 질감이 따뜻한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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